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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OR NOTE

일할 수 있는 나이는 누가 정하는 걸까

예전에는 예순이라는 나이가 일을 마무리할 때처럼 이야기되곤 했습니다.

정년을 채우고, 오래 다닌 직장을 떠나고, 그다음부터는 조금 천천히 살아가는 것. 많은 사람이 비슷한 순서를 자연스럽게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순서가 예전만큼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노무사로 일하다 보면 정년을 앞둔 사람들의 질문을 종종 듣게 됩니다. “조금 더 일할 수는 없을까요?”, “계약직으로라도 계속 다니면 안 될까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다시 취업하기는 어려운 걸까요?”

그 질문들을 듣다 보면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이 일할 수 있는 나이는 대체 누가 정하는 걸까.

법은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회사도 정년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실제로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는 숫자 하나로 쉽게 나누기 어렵습니다.

예순이 넘어도 누구보다 숙련된 사람이 있고, 오랜 경험 덕분에 젊은 직원보다 훨씬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대로 건강이나 가족 사정 때문에 훨씬 일찍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령화 사회에서 정년 문제는 단순히 “몇 살까지 일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래 일하고 싶은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더 가까운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임금체계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 기존 직원과의 형평성은 어떻게 맞출지, 정년 이후에는 어떤 형태로 계약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정년을 연장하는 것과 퇴직 후 다시 고용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정년연장’이라는 하나의 단어보다 계속고용, 재고용, 고령자 고용지원, 임금피크제 같은 여러 제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정년과 계속고용 제도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는 정년연장 65세 시행시기와 현재 기준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제도보다 먼저 생각해 보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일을 경제활동의 문제로만 바라봐 왔습니다. 월급을 받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한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일을 그만둔 뒤 오히려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에는 돈 외에도 여러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갈 곳이 있다는 것, 누군가 나에게 일을 맡긴다는 것, 내가 가진 경험이 아직 필요하다는 것. 때로는 그런 감각이 월급만큼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일을 하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고령화 사회의 노동정책은 단순히 고령자를 더 오래 일하게 만드는 방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계속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기회를 주고, 이제는 쉬고 싶은 사람에게는 제대로 쉴 수 있는 선택지를 주는 것.

그리고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바라보는 것.

어쩌면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야 할 일터는 그런 곳에 조금 더 가까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