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두3267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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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정년 후 촉탁직 재고용 관행과 사용자·근로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인정되면 재고용 기대권이 성립할 수 있고,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하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세부 주제 정년 후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과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핵심 쟁점
- 정년퇴직자에게 기간제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 재고용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이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되는지
- 실효된 단체협약을 근거로 한 요청이라는 이유로 재고용을 거절할 수 있는지
사건 개요
원고 회사의 버스기사인 참가인들은 각각 2022년 2월 정년에 도달했다. 노동조합은 정년 연장 또는 계약직 근무를 요청하고 재계약 거부 시 사유를 서면 통지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원고는 별도 답변 없이 정년 도달일에 근로관계를 종료했다. 원심은 촉탁직 재고용이 사용자의 재량이고 재고용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상 재고용 근거, 정년퇴직자들의 재고용 신청 및 재고용 관행, 다른 정년퇴직자들의 재고용 실태 등을 종합해 참가인들에게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 회사와 버스기사들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참가인들이 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원고가 이를 안내하지 않은 이상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고, 다른 정년퇴직자들은 예외 없이 재고용하면서 참가인들만 거절할 특별한 사정도 없었다. 2017년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재고용 거절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원심이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법리오해이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실무 포인트
- 정년 후 재고용 여부는 취업규칙 문언뿐 아니라 실제 재고용 경위·기간·비율·거절 사례와 사유를 종합해 판단한다.
- 취업규칙이 재고용을 ‘할 수 있다’고 정하더라도, 반복된 재고용 관행과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있으면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
- 사용자가 재고용 신청에 필요한 채용 공고나 서류 제출 절차를 안내하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하기 어렵다.
- 재고용 대상자 중 특정 근로자만 거절하려면 구체적인 심사와 특별한 사유가 필요하며, 단체협약의 실효만으로는 재고용 거절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원문 보기
대 법 원 제 2 부 판 결 사 건2025두3267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피상고인주식회사 ○○교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승지 담당변호사 심형섭 외 1인 피고, 상고인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1 외 1인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인 담당변호사 강백용 원 심 판 결대전고등법원 2025. 1. 9. 선고 2024누11738 판결 판 결 선 고2026. 8. 12.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시내버스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원고 회사에서 버스기사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나. 참가인들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전남지역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소속으로, 참가인 1은 2022. 2. 9. 정년에 도달하였고, 참가인 2는 2022. 2. 14. 정년에 도달하였다.
다. 이 사건 노조는 2022. 2. 4.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정년 연장을 요청하고, 연장을 거부하고자 할 경우 계약직으로 근무를 희망하니 이에 대한 회신을 요청하며, 재계약을 거부할 경우 거부사유를 이 사건 노조 또는 참가인들에게 서면 통지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을 보냈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고, 참가인들의 각 정년 도달일에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2.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참가인들에게 정년 도달 직후 곧바로 원고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1) 원고의 취업규칙 제83조 제2항에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는 퇴직 후 촉탁직 근로자로 고용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원고에게 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정년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취업규칙상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이나 절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2) 2021년과 2022년에 정년 도래한 원고 소속 버스기사 38명 중 약 47%에 불과한 18명만이 촉탁직 근로자로 채용되었다. 이들은 ‘단기간 근로자 승무사원 모집 공고’에 응시하여 이력서를 제출하는 절차 등을 거쳐 채용된 것으로 보이며, 정년 도래 직후 곧바로 채용되지 않고 정년일 기준으로 23일부터 112일 이후에 채용되었다.
나. 나아가 원심은, 설령 참가인들에게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원고는 단기간 근로자 채용절차를 공고하고 이에 응시한 정년퇴직자를 대상으로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 여부를 고려하므로, 재고용에 앞서 채용 공고 및 응시(이력서 제출 등)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참가인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정년일 도래 직후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곧바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2) 이 사건 노조가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재고용을 요구하며 보낸 이 사건 공문의 구체적 내용은 ‘정년 연장 요청’이다. 이는 ‘정년에 도달한 자에 대해서는 노사합의에 의하여 촉탁직으로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한 2017년 단체협약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단체협약은 2021. 5. 19. 실효되었다. 원고로서는 이미 실효된 단체협약을 근거로 한 정년 연장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거기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 연장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실시 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해당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이처럼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와 그 소속 버스기사들 사이에는 근로자들이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참가인들은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의 취업규칙 제83조는, 제1항에서 사원의 정년을 주민등록상 61세 종료일로 정하는 한편, 제2항에서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는 퇴직 후 촉탁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라고 하여 정년퇴직자의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관한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
나) 2021년과 2022년에 정년퇴직하고 촉탁직으로의 재고용을 신청한 원고 소속 버스기사들 중에서 참가인들과 소외인을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재고용되었으며, 그 이전에도 원고가 정년퇴직자의 재고용 신청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소외인은 참가인들과 마찬가지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거기에서 원고는 ‘촉탁직 채용에 관한 매뉴얼과 신청서 양식도 없다. 촉탁직 근무를 원할 경우 찾아오거나 문의하면 필요한 이력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구비서류를 알려주었다.’, ‘소외인의 정년 도달 후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은 인정한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에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2022. 8. 30. 원고의 소외인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 거부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그 판정에 따라 소외인을 2022. 11. 1. 촉탁직으로 채용하였다.
라) 원고의 촉탁직 근로자 채용에는 원고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버스기사들과 그 외의 버스기사들이 절차의 구분 없이 채용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원고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버스기사들을 전원 채용하고 그 외의 버스기사들은 심사를 거쳐 일부만 채용하였다. 여기에다가 원고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버스기사들 중 일부는 이력서를 새로 제출하지도 않았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정년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때 형식적인 절차를 거쳤을 뿐 특별한 자격을 요구했다고 보기 어렵다.
마) 재고용을 신청한 원고 소속 버스기사들이 정년 도달일부터 평균 70일 정도 지난 후에야 촉탁직으로 재고용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정년퇴직자들을 정년 직후에 단절 없이 재고용한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별도의 지원 절차를 거쳐 다시 채용하였음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시간적 간격을 이유로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2) 다음으로,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들의 재고용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가) 이 사건 노조는 이 사건 공문을 통해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촉탁직 재고용을 요청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이 사건 노조 또는 참가인들에게 거부사유를 통지해달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채용 공고 절차가 예정되어 있다거나 이력서 제출 등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하지 않았고, 아무런 회신 없이 정년 도달을 이유로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이를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원고의 재고용 거절사유였다고 보이지는 않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고용 거절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다.
나) 참가인들의 재고용 요청에 대하여 원고가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 기준 충족 여부 또는 타당성을 심사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원고가 원고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다른 버스기사들의 재고용 신청을 예외 없이 받아주면서 참가인들의 요청만 거절해야 할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다) 이 사건 노조가 2017년 단체협약만을 근거로 하여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촉탁직 재고용을 요청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공문에 그 근거가 2017년 단체협약으로 명시되지도 않았다. 정년 도달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되리라는 참가인들의 기대권은 원고와의 신뢰관계에 기초한 것이므로, 2017년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원고가 참가인들의 촉탁직 재고용 요청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3)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의 재고용 거절, 즉 원고가 참가인들과의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년 후 재고용 기대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오경미 재판장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권영준 대법관 권영준 주 심 대법관엄상필 주 심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박영재 대법관 박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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