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근무지는 다른 회사이고, 그 회사의 관리자에게 매일 업무지시를 받고 있다면 어떨까요?
계약서에는 ‘도급’, ‘용역’, ‘업무위탁’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근무형태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원청이 용역업체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를 배정하거나 작업방법을 지시하고 있다면 불법파견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도급·용역과 근로자파견은 무엇이 다를까?
일반적인 도급·용역에서는 원청이 수급업체에 일정한 업무를 맡기고, 수급업체가 자신의 근로자를 직접 지휘·관리하여 업무를 수행합니다.
반면 근로자파견은 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형태입니다.
| 구분 | 도급·용역 | 근로자파견 |
|---|---|---|
| 업무지시 | 수급업체가 자기 근로자에게 직접 지시 |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업무상 지휘·명령 |
| 인사·노무관리 | 수급업체가 채용·배치·근태·휴가 등을 독립적으로 관리 | 고용관계는 파견사업주에게 있으나 실제 업무수행은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음 |
| 계약의 핵심 | 특정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거나 그 결과를 제공 | 근로자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 아래 근로하게 함 |
| 조직 운영 | 수급업체의 독립적인 조직·업무체계로 업무 수행 | 원청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가 중요한 판단요소 |
| 핵심 판단 | 수급업체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지가 중요 | 누가 실질적으로 업무를 지휘·명령했는지가 중요 |
| 실제 판단 시 | 계약 명칭보다 실제 운영방식이 중요 | 계약 명칭보다 실제 운영방식이 중요 |
즉, 계약서에 ‘도급’ 또는 ‘용역’이라고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적법한 도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누가 근로자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근태와 인력을 관리하며, 어떤 조직 안에서 업무를 수행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원청이 업무지시하면 바로 불법파견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도급관계에서도 원청은 수급업체에 계약한 업무의 범위, 일정, 품질기준이나 안전기준 등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청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불법파견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원청이 단순히 업무의 결과를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근로자 개인에게 직접 업무를 배정하고, 구체적인 작업방법이나 순서까지 지시하는 등 업무수행 자체에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원청 관리자가 용역업체 근로자에게 매일 직접
- 오늘 수행할 업무를 배정하고
- 작업순서와 방법을 정해주고
- 업무량이나 작업속도를 지시하고
- 업무수행 결과를 직접 평가·점검한다면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보는 불법파견 판단기준은?
대법원은 계약서의 명칭보다 근로관계의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표적인 판단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원청이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는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원청이 근로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업무배치, 작업순서, 작업방법 등을 원청이 구체적으로 정하고 근로자가 이를 따라야 했다면 파견성을 인정하는 방향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2. 원청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용역업체 근로자가 원청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함께 일하거나 원청의 생산·업무 흐름에 맞춰 계속 근무했다면 원청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같은 사업장에서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3. 용역업체가 인사·노무관리를 독자적으로 했는지
근로자의 선발과 인원수, 교육·훈련, 작업시간과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을 누가 실질적으로 결정했는지도 중요합니다.
용역업체가 이런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원청이 사실상 결정했다면 파견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4. 도급업무가 원청 업무와 구별되는지
도급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지, 용역업체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가 원청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는지, 해당 업무에 독자적인 전문성이나 기술성이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5. 용역업체가 독립적인 조직과 설비를 갖췄는지
수급업체가 계약한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관리자, 조직, 장비, 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지도 판단요소입니다.
형식적으로 회사만 존재하고 실질적인 업무운영은 대부분 원청이 담당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불법파견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실제 근무형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원청 관리자가 매일 직접 업무를 배정한다.
- 원청이 업무순서와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 원청 직원과 사실상 같은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 용역업체 관리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 근무시간이나 인원배치에 원청이 실질적으로 관여한다.
- 용역업체가 독립적인 업무조직이나 장비를 거의 갖추고 있지 않다.
다만 위 항목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파견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지시의 내용과 빈도, 조직 편입 정도, 인사·노무관리 권한, 업무의 독립성, 수급업체의 조직과 설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불법파견으로 판단되면 직접고용될까?
근로관계의 실질이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해당 파견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현행법은 파견대상업무 제한이나 파견금지업무, 파견기간 제한, 무허가 파견사업주로부터 파견근로자를 제공받은 경우 등 일정한 법 위반이 있는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원청이 지시했으니 바로 원청 직원이 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실제 관계가 근로자파견인지 판단하고, 그다음 해당 파견이 법에서 정한 직접고용의무 발생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은 계약서가 아니라 실제 근무형태입니다
불법파견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들이 계약서에 어떤 이름을 붙였는지가 아닙니다.
실제로 누가 업무를 지시했는지, 근로자가 어느 회사의 조직 안에서 일했는지, 용역업체가 독립적으로 근로자를 관리하고 업무를 수행했는지가 핵심입니다.
특히 원청이 용역근로자에게 지속적으로 직접 업무를 배정하고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까지 지시했다면 단순 도급인지 근로자파견인지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FAQ
Q. 원청 직원이 업무지시를 한 번만 해도 불법파견인가요?
아닙니다. 단순한 요청이나 일회성 지시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업무지시의 내용과 빈도, 조직 편입, 인사·노무관리 등 전체적인 근무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Q. 계약서에 도급계약이라고 되어 있으면 불법파견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실제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합니다.
Q. 원청과 용역업체 직원이 같은 장소에서 일하면 불법파견인가요?
같은 장소에서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원청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했는지, 원청의 지휘·명령을 받았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Q. 원청이 근무시간이나 휴가까지 결정한다면 중요한가요?
중요한 판단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급업체가 근로시간·휴게·휴가·인원배치 등에 관한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못했다면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할 때 의미 있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