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으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당사자와 분리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표이사나 사장이 가해자라면 본인이 조사자를 정하고 결과까지 판단하는 이른바 ‘셀프 조사’가 될 위험이 큽니다. 이 경우 감사·이사회·상급기관 또는 외부 노무전문가 등 이해관계가 없는 조사주체를 요구하고, 회사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으면 관할 노동관서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전 판단할 세 가지 요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다음 세 요건을 모두 살핍니다.
- 우위 이용: 직급뿐 아니라 나이, 다수 대 소수, 인사평가권, 고용형태와 업무정보의 우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업무상 필요성이 없거나, 필요성이 있어도 방식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지나친지 봅니다.
- 고통 또는 환경 악화: 피해자와 비슷한 처지의 평균적인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수준인지 구체적 맥락을 봅니다.
정당한 업무지시나 한 번의 불쾌한 말이 모두 괴롭힘은 아닙니다. 반대로 욕설이 없더라도 반복적인 업무배제, 불가능한 목표 강요, 퇴사를 유도하는 자리이동과 공개 망신이 결합되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026년 매뉴얼이 강조한 사장 가해자 ‘셀프 조사’ 방지
고용노동부는 2026년 7월 개정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예방·대응 매뉴얼에서 사용자가 신고 대상인 경우 조사에서 배제하고, 조사자의 회피·기피 절차와 외부조사를 활용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조사 결과와 판단 근거도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구분: 외부조사와 회피 절차는 2026년 매뉴얼의 권고사항입니다. 법 자체가 모든 사건에 외부조사를 의무화한 것은 아니지만, 사장이 가해자인 사건에서 객관적 조사 의무를 충족했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신고 후 회사가 해야 할 조치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제1항에 따라 누구든지 괴롭힘 사실을 알게 되면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합니다.
- 조사 중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 변경·유급휴가 등 보호조치를 해야 합니다.
-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 배치전환·유급휴가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 행위자에 대한 징계·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 조사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정당한 이유 없이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법적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제3항부터 제7항까지입니다. 조사기간을 무작정 늘리거나 피해자만 부서에서 내보내는 조치는 오히려 추가 불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사장이 가해자일 때 신고 순서
- 날짜·장소·발언·행동·목격자를 사건별로 정리합니다.
- 인사담당자, 감사, 이사회, 본사 준법부서 등 사장과 분리된 창구에 서면 신고합니다.
- 신고서에서 외부조사자 선임, 가해자의 조사 배제와 임시 분리조치를 구체적으로 요청합니다.
- 회사가 조사하지 않거나 사장이 직접 셀프 조사하면 관할 고용노동지청에 법 위반을 신고합니다.
- 폭행·협박·명예훼손 등 별도 범죄가 있다면 수사기관 신고도 검토합니다.
노동청은 모든 괴롭힘의 사실판단을 대신하는 기관이라기보다 사용자의 조사·보호·조치 의무 위반과 사용자·친족의 괴롭힘을 감독합니다. 따라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결론만 적기보다 언제 신고했고 회사가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까지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증거는 어떻게 모을까?
- 사건 직후 작성한 날짜별 업무일지와 메모
- 카카오톡·문자·이메일·업무지시와 인사발령 자료
- 대화 당사자로서 참여한 녹음과 당시 상황 설명
- 목격자 이름과 구체적으로 본 내용
- 상담·진료기록과 증상 발생시기
- 회사 신고서, 접수확인, 조사통지와 결과서
다른 사람의 계정에 몰래 접속하거나 비공개 문서를 무단 반출하면 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본인이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원본을 보존하고, 캡처에는 날짜·대화 상대와 앞뒤 맥락이 보이게 저장하세요.
신고 후 해고·전보 등 보복을 당했다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제6항은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근로기준법」 제109조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고 직후 갑작스러운 저성과 평가, 원거리 전보, 계약갱신 거절이나 따돌림이 시작됐다면 신고 전후 처우를 비교하세요. 해고라면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3개월 기한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어떻게 대응할까?
직장 내 괴롭힘 금지와 조사·조치 규정은 원칙적으로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5인 미만이라 해당 절차를 그대로 요구하기 어렵더라도 폭행·협박·모욕 등 형사절차,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산업안전보건상 보호와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법률 적용 가능성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상시근로자 수는 해고나 신고 당일 인원만으로 단정하지 말고 법정 산정방식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익명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가능한가요?
회사 내부 익명채널을 이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 조사를 위해 피해자 진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익명성을 원한다면 조사자 외 신원공개 범위와 비밀유지 방법을 신고서에 명확히 요청하세요.
사장이 조사 결과 괴롭힘이 아니라고 하면 끝인가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장이 조사와 판단을 주도했다면 객관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조사주체, 질문내용, 피해자 증거의 검토 여부와 결과 근거를 확인해 외부 재조사와 노동청 신고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퇴사 후에도 신고할 수 있나요?
퇴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회사의 법 위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자료와 목격자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신고서와 증거를 가능한 한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읽기: 직장 내 성희롱 판단기준과 신고방법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행위 자체와 회사의 사후조치를 나눠 기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장이 가해자라면 조사 배제와 독립적인 외부조사를 서면으로 요구하세요.

